전 세계 전기차 시장의 확대로 인해 배터리 기술 경쟁이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가속화되고 있습니다. 글로벌 공급망 이슈, 친환경 정책 강화, 탄소중립 목표가 맞물리면서 배터리 산업은 이제 단순한 부품 산업을 넘어 국가 전략산업으로 도약하고 있습니다. 특히 전고체 배터리, 리튬-황 배터리, 나트륨이온 배터리 등 차세대 기술 개발이 본격화되면서 기술 확보 경쟁이 불붙고 있습니다. 국내 기업인 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SK온 뿐 아니라 해외의 CATL, 파나소닉, 테슬라 등도 기술 상용화를 앞당기기 위해 수조 원을 투자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이에 따라 배터리 산업은 단순 제조 중심에서 벗어나, 소재부터 재활용까지 전 과정에서 경쟁력이 요구되는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전환되고 있습니다. 본 포스팅에서는 이 뜨거운 배터리 기술 경쟁의 현주소와 함께 향후 시장의 판도를 가를 주요 변수들을 심층적으로 분석해보겠습니다.
전고체 배터리, 안전성과 주행거리의 게임체인저
전고체 배터리는 액체 전해질 대신 고체 전해질을 사용하여 기존 리튬이온 배터리의 발화 위험을 줄이고 에너지 밀도를 높이는 차세대 기술입니다. 삼성SDI는 2027년 상용화를 목표로 관련 연구를 가속화하고 있으며, 토요타는 이미 프로토타입 차량을 공개하며 기술력 과시 중입니다. 한국은 전고체 배터리용 소재 기술에서 아직 일본보다 뒤처져 있지만, 정부와 기업의 협력을 통해 기술 격차를 줄이려는 노력이 본격화되고 있습니다. 기술이 상용화되면 1회 충전으로 1000km 이상 주행이 가능해지며, 전기차 보급률은 더욱 가파르게 증가할 전망입니다. 이는 자동차 시장 뿐 아니라 에너지 저장 시스템(ESS) 시장에도 엄청난 파급효과를 미치게 됩니다.
리튬-황 배터리, 고에너지 밀도의 해답
리튬-황 배터리는 기존 리튬이온 배터리보다 에너지 밀도가 3배 이상 높고 원재료 비용이 저렴하여 차세대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국내에서는 LG에너지솔루션과 한화솔루션 등이 관련 기술 개발에 착수했으며, 미국의 플럭스파워(Flux Power), 프랑스의 사프트(Saft) 등도 대규모 파일럿 프로젝트를 운영 중입니다. 단점으로는 수명이 짧고 충전 안정성이 낮다는 문제가 있었지만, 최근 고체 전해질과의 접목을 통해 이를 극복하는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습니다. 리튬-황 배터리는 드론, 항공기, 군수 물자 등 장시간 고출력이 필요한 분야에서 먼저 상용화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나트륨이온 배터리, 중국이 주도하는 가격 경쟁력
리튬 가격의 급등으로 인해 나트륨이온 배터리에 대한 관심이 급증하고 있습니다. 나트륨은 바닷물에서 추출 가능하고 지각 내 풍부하게 존재하여 채굴 및 정제 비용이 훨씬 저렴합니다. CATL은 2023년부터 나트륨이온 배터리를 양산하기 시작했으며, 중국 시장에서 중저가형 전기차에 적용하고 있습니다. 한국 기업들도 이 기술에 주목하고 있지만 아직 상용화 단계에 이르지는 못했습니다. 나트륨이온 배터리는 에너지 밀도가 낮은 단점이 있지만, 안정성과 저렴한 원가로 인해 대중적 보급이 기대되는 분야에서 매우 유리한 포지션을 차지할 수 있습니다.
배터리 리사이클링 기술, ESG 시대의 핵심 전략
배터리 재활용 기술은 지속 가능한 에너지 생태계를 구축하기 위해 필수적인 요소입니다. 특히 폐배터리에서 니켈, 코발트, 리튬 등 주요 금속을 추출하는 기술은 원자재 수급 불안에 대한 해결책으로 각광받고 있습니다. LG에너지솔루션은 미국 리사이클링 전문기업 라이-사이클(Li-Cycle)과 협력하여 북미 중심의 순환경제 체계를 구축 중이며, SK온도 폐배터리 회수 및 재활용 라인을 확장하고 있습니다. 앞으로는 전기차 판매 시 폐배터리 회수 의무가 강화될 예정이기 때문에, 이 분야는 ESG 경영의 핵심이자 수익 모델로 급부상할 것입니다.
소부장 자립을 위한 K-배터리 소재 기술 강화
배터리 기술 경쟁에서 소재 기술의 자립은 국가 경쟁력과 직결됩니다. 양극재, 음극재, 분리막, 전해질 등 핵심 소재의 국산화율이 높아질수록 공급망 리스크를 줄일 수 있습니다. 포스코케미칼은 하이니켈 양극재 기술을 기반으로 국내외 고객사에 공급을 확대하고 있으며, 에코프로BM 역시 수주량이 급증하고 있습니다. 정부는 2030년까지 K-배터리 소재 자립도를 90% 이상 달성하는 것을 목표로 지원 정책을 강화하고 있으며, 중소기업의 연구개발 지원도 병행하고 있습니다. 이는 향후 수출 주도형 산업으로서 K-배터리의 지속 가능성을 확보하는 데 핵심 역할을 할 것입니다.
글로벌 특허 전쟁과 기술표준 주도권 경쟁
기술 경쟁이 심화되면서 글로벌 배터리 시장에서는 특허 분쟁도 잦아지고 있습니다. 특히 원천 기술을 둘러싼 지적재산권 확보는 기업 간 전략적 제휴 또는 소송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예컨대 LG에너지솔루션과 SK이노베이션의 미국 ITC 분쟁은 수조원 대의 합의금으로 종결되었으며, 이는 기술력만큼이나 특허 포트폴리오 관리가 중요한 시대임을 보여줍니다. 앞으로는 기술 표준을 누가 주도하느냐에 따라 시장지배력이 결정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한국 기업들도 단순 생산을 넘어 기술 리더십 확보에 주력할 필요가 있습니다. 기술표준을 주도하면 글로벌 시장에서 '기술세'를 받는 구조를 만들 수 있습니다.
